
목사칼럼
갈등의 에너지를 섬김의 동력으로 2009. 11.
미국 교회에서 갈등 문제 해결사로 이름나 있는
짐 반 이페렌(Jim Van Yperem)은 그의 저서 <메이킹 피스>(Making Peace)에서
갈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갈등은 죄이며, 사탄의 역사라는 그릇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갈등 자체는 죄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모든 갈등은 하나님의 계획 속에 포함되어 있고,
하나님은 갈등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 가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가느냐에 따라 죄가 잉태할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갈등을 잘 해결할 경우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을 체험하며, 평화를 이루는 기회가 됩니다.
하지만 갈등을 잘못 해결할 경우 미움을 표출하게 되어 피차 상처를 입고
단절의 벽을 쌓게 됩니다.
믿음의 성도들은 갈등을 통해 관계가 깨어지고, 영적인 충돌이 야기되었다 하여도
하나님께서 긍정적인 변화를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갈등을 방치하지 말고 하나님의 시각으로 갈등을 보고,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면 갈등은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를 체험함은 물론 평화를 이루는 기회가 됩니다.
나아가 보다 친밀한 관계를 확립하게 되고, 연합의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쯔빙글리(Ulrich Zwingli)와 루터(Martin Luther)가
종교개혁을 함에 있어 신학적인 문제와 개혁의 노선으로 갈등을 빚게 되었습니다.
둘 사이의 잦은 불화는 종교개혁을 수포로 돌릴 수 있기에 둘 다 괴로웠습니다.
쯔빙글리는 이 문제를 안고 고심하며 기도하다가 산책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산책길에서 일생일대의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산자락 비탈길에 염소 두 마리가 마주치게 되었는데,
하나는 내려오고 다른 하나는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길이 좁아 서로 피해갈 수가 없었습니다.
두 염소가 맞붙을 경우 둘 다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올라가던 염소가 무릎을 꿇고 엎드리자
내려가던 염소가 그 등을 밟고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쯔빙글리는 이날 두 마리 염소가 보여준 행위를 통해 놀라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올라가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날 이후 두 사람은 힘을 합쳤고, 마침내 종교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었습니다.
누가 복음 22장 24절 이하에 보면
예수님의 제자들도 서로 누가 크냐 하는 문제로 다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지켜보신 주님은 제자들의 다툼을 책망하기보다
갈등의 에너지를 섬김의 동력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이방인의 임금들은 그들을 주관하며 그 집권자들은 은인이라 칭함을 받으나
너희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큰 자는 젊은 자와 같고
다스리는 자는 섬기는 자와 같을지니라.”(눅 22:25-26)
강요된 복종과 지지가 아니라 섬김을 통해 서로를 세워주라는 것입니다.
가정이나 교회, 직장에서 갈등으로 인해 단절의 담이 높이 쌓인 분이 계십니까?
단절의 담을 뛰어 넘기 위해 예수님의 제안을 수용하여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큰 자가, 사과를 받아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다스리는 자가
사랑의 무릎을 꿇고 용서의 허리를 굽혀 갈등의 담 앞에 엎드리기 바랍니다.
그러면 잘못한 사람인 작은 자가, 사과해야 할 아랫사람이
사랑과 용서의 등을 밟고 올라서 갈등의 담을 능히 뛰어 넘게 될 것입니다.
갈등의 담을 넘어서야 연합의 꽃이 피며,
연합의 꽃이 피어야 새로운 일의 열매를 얻을 수 있습니다.
김휘현 목사
동일교회 담임목사, 장로회 신학대학교, 미국 맥코믹 신학교,
한국기독시인협회 회원, 저서 <목사님 궁금해요1,2,3>, <성령행전>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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